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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파헤치기

SBA 데이터 파헤치기 수료 후기 ^^

2021년이 절반을 훌쩍 넘어버렸다. 

문과에서 또 다른 문과로 경력전환을 꿈꾸다.. 우연히 들어선 개발자 과정에서 길을 잃고 헤메고 있을때,

그런 나를 알고있던 누군가 SBA의 데이터 파헤치기 과정을 소개 해 주었다. 

비전공자, 개발 입문자에게 딱 좋은 과정이랬다. 

커리큘럼을 보고 확.. 등록해 버리고 싶었으나..의욕이 앞선 등록으로 이미 2021년의 절반을 몽땅 갈아넣은 뒤라..

선뜻 신청을 할 수 없었다. 

이제 마흔.. 전공분야도 아닌 무언가를 막연하게 계속해서 배우기만 하기엔 나이가 나를 바짝 압박해 왔다. 

공부는 현장에 나간 다음 꾸준히 하면되겠지, 공부만 하는 것 보다 실전 경력을 쌓는게 시급할 지 모른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수강등록을 미룰 핑계가 되었다. 

 

지난 6개월간 AI개발자 양성과정을 등록해서 난생처음 코딩을 배웠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배우고, 데이터EDA를 배우고, 딥러닝을 배우는 6개월동안 아무런 기초 공사도 되어있지 않은

나에게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이룰 수없는 목표를 향해 나를 갈아넣고 갈아넣었던 6개월... 겨우 얻은 수료증은 나의 열심을 토닥여 주기는 했지만.. 경력 전환의 자신감을 넣어 주지는 못했다. 오히려.. 나는 안되겠구나 싶었다. 

 

그런 나를 알고있던 동기가 같이 해보자고 권해 준 과정이었다. 

이전 과정보다 수업시간도 적절해 보였다. 월~금 8시간 꼬박 6개월 해야했던 과정을 지나고 나니,

월~목 5시간 쯤은 쉬엄쉬엄 할 수 있을것 같았다. 이제 곧 여름이 올텐데..

여름까지만 공부해보자.. 무엇보다 기초를 다지기에 커리큘럼이 너무 좋아 보였다. 

 

또 다시 시작, 3개월의 여정을 시작하였다. 

신청 후 면접을 지나 합격소식을 받았다. 합격소식은 언제나 옳다. ~! 나의 의욕을 끌어올려 첫 수업에 들어갔다. 

 

이런.. 이전에 들었던 수업과 다르게 이곳은 연령대가 다양하지 않았다. 대부분 20대...

어쩌다 내가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첫 조별 모임..

배움에 나이가 어디 있겠는가.. 아는건 나누고 모르는건 같이 찾았다.

수업이 없는 날은 온라인 독서실에서 만나 함께 공부했고, 조가 달라도 서로 필요한 도움을 구하고 나눴다. 

국비 교육을 하면서 정말 고마웠던 것은 이전에도 그렇지만 이번 과정에서도 스스로 함께 공부하고, 나누고 도우며, 더디더라도 끝까지 외롭지 않게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 수업에서는 가져보지 못한 동기애를.. 이곳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외계어 같던 파이썬 언어도 끊어진 시냅스가 연결되는 것처럼 욱여넣어진 지식들이 열맞춰 정렬되어 갔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것은 과정의 첫파트를 강의 해 주신 김현지 강사님이었다. 

비전공자에 생기초도 없는 ...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나는 뭐라도 들었었다고 묻혀 묻혀 따라갈 수 있었는데,

그 모든 과정에서 단 한번도 지치시거나 짜증한 번 없으셨던.. 타고난 인품이시겠지만 경이로웠다. 

오프라인이 아니어서, 코딩을 일일이 말로 설명하기가 고된 작업이셨을 텐데, 반복된 질문에도 끝까지 상냥함을 지켜주셨던 부분이 정말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꼭 해주고 싶으셨다는 말은... 여전히 위로가 된다.

"너무 열심히 하려고 하지 마세요. 기회는 계속있어요. 이번이 마지막인것처럼 너무 열심히 하다가 지치는 것보다 즐겁게 꾸준히 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이... 그동안 수없이 듣던 "지금 힘들어도 더 열심히 해야한다"던 뾰족한 응원보다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 

 

파이썬 과정이 끝나고 본격적인 데이터 EDA 과정에서 배웠던 데이터 시각화는 프로젝트를 통해 정말 실력이 훌쩍 늘어난것 같다. 수강생들의 경력도 실력도 다양했다. 모두 비전공자 였지만, 나처럼 들은 풍월이 있는 사람도 있었고, 벌써 대회에서 수상경력을 쌓은 사람도 있었다. 수시로 조가 바뀌면서 그런 다양한 사람들을 경험했다. 낯선 사람들과 프로젝트는 항상 시작은 미약했지만 결과는 창대했다. 

나는 열심히는 했지만 목표가 미약했다. 프로젝트 때마다 주제를 정하는 일이 무엇보다 어려웠다. 

아마 혼자 했다면, 크고 작은 프로젝트 때마다 좌절을 맛보고 낙오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못하는건 꼭 누군가에게는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같이'를 배우고 익혔다. 수업방식은 꼭 그런식이었다. 

같이 해야했다. 물론 그게 언제나 쉽지는 않았지만, 지나고 보니 재산이 된 것 같다.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모두가 서로에게 고마웠다. 

쉬운 프로젝트는 하나도 없었다. 매번 이왕이면 새로운걸 해보고 싶었고, 지난번보다 좀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똑같았다. 적어도 내가 만난 팀원들은 그랬다. 우린 팀이 바뀔때마다 성장했고, 아쉬웠다. 

나보다 적게는 몇 살에서 많게는 스무살 가까이 차이나는 친구들에게 매번 배우는 것이 있었다. 

이 글을 남기면서도.. 생각나는 몇몇 얼굴이 있다. 항상 열심과 진심을 다했던 얼굴들.. 가가이서 그들의 성장 과정을 보는 일도 나에게는 공부가 된 것 같다. 

 

이런 과정을 기획하고 운영해 준 운영진 분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정말 인상적이었던건... 수업 후 의례적으로 적어내던 설문지를 정말 세심하게 반영해 주었던 점이었다. 

조장 처럼 수업을 도와주던 코드메이트 분들도 그 세심함에 한 몫을 보태어 모두가 수강생들이 과정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 부분은 이전에 내가 배웠던 과정과 조금 차이가 있는데.. 이전에는 의견을 내면 그것이 좋은것이면 답하고 개선을 요하는 것이면 묵인하거나 할 수없는 이유를 방어적으로 나열하는 것이었다. 사실  후자의 대응방식이 더 익숙했다.

하지만 이곳은 코드메이트 분들도, 운영진 분들도 진심이었고, 합리적이었고 게다가 친절했다. 

친절이라는 것은 경계를 풀어지게하고 나같이 소심한 사람도 이런 글을 남기게 만드는 것이다. 

 

나는 블로그도 겨우 하는 사람이었다. 

여전히 개발자로 기술적인 면에서 너무 부족함이 많은 사람인 중이다. 

그런 나에게 깃헙이 생기고, 이렇게 기술 블로그가 생기고, 이 과정에서 데이터EDA프로젝트  포트폴리오가 생겼다. 

데이터 파헤치기 과정 프로젝트 결과물(일부) 노션과 PPT

 

 

결론은, 하길 잘했다. ~

이 과정을 마치고 이제 뭔가를 배운 것 같은 느낌이다. 

이걸로 뭘 해 볼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또.. 이걸 더 잘 해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너무 열심히는 말고 꾸준히... 조금 더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한 과정이었다. 

다음이.. 기대되는 ...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