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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AC_AIFEL에서 6개월

_06.걱정 말아요.

오늘이 팀2조 마지막 날이네요. 

새로운 조가 편성이 되고, 새로운 풀잎이 시작되니 2학기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6개월을 1년처럼 사는 것 같네요. 

 

3월에는 딴 짓을 좀 했습니다. 

늘 꼴찌만 하는 것 같은 기분이 싫어서,  내가 지금 아는 것이 코끼리 다리를 더듬거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벗어나고자

책 만들기 프로그램에 등록했습니다. 

글을 많이 써보진 않았지만 지난 5년간 쉬면서 언젠가는 한 번 해보고 싶은 일이 책을 만드는 일이었는데,

마침 3월에 시작하는 책 만들기 강좌가 집근처에 있어서 등록을 하고 4번의 수업을 들었네요. 

역시 하고 싶은 일, 내가 잘하고 있다는 성취감을 느끼는 일은 좋네요. 

실로, 아주 오랜만에 느껴보는 개운한 기분이었습니다. 

 

그 수업에 60이 넘은 선생님 한 분이 나오세요. 

그 분은 더듬 더듬 글을 써서, 아이들에게 들려줄 그림책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으시더라구요.

저도 같이 수업 듣는 덕분에 작가 친필 싸인이 담긴 그림책을 한 권 얻었습니다.

4주차 수업에 그 분이 제일 먼저 와 계셨어요. 

강사님과 자못 심각한 얘기가 오가는 듯 보여 수업 전까지 자리를 피해 드렸습니다. 

수업이 끝날 무렵, 그 분이 모두에게 말씀하셨어요. 

"나는 글쓰기가 너무 어려워요. 여러분들은 같은 이야기도 이렇게 잘 들 쓰는데, 나만 맨날 이상한 것 같아. 다음주부터 집에서 혼자 쓸까봐 "

1초도 망설임없이 그  분 팔을 잡고 얘기 했어요. 

"선생님, 저도 지금 그래요. ㅠㅠ 지금 공부하는데서 제가 지금 그래요. 우리 꼭 완주 해요. "

진심으로 그랫어요. 저 분이 같이 완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더듬 더듬 쓰여진 글이, 비문으로 가득한 글이 저에게는 참 따듯한데,

서툰 문장 때문에 혼자 속앓이를 하고 계신줄 몰랐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지금의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어요. 

어쩜 그 순간 바들거리며 떨리는 목소리가 꼭 나 같았을까.. 

나를 바라보는 우리 조 사람들도 그렇게 응원하는 기분으로 같이 있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서툰건 서툴러 보이겠죠. 그런데 서툰게 나쁘게 보이지 않았어요. 

저도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에 

오늘 그만둘까 , 내일 그만둘까 생각하지 말고, 

'끝까지 나는 나대로 잘 해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우리 조원들 마지막 이예요. 

벌써 취업이 된 사람도 있고, 선택 분야도, 조도 다 달라지네요. 

"모두 그 자리에서 언제나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나도 걱정말아요. 끝까지 즐겁게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마워요. 모두들"

 

이적-걱정말아요 그대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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