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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AC_AIFEL에서 6개월

마침.

수료는 이미 6월에 완료 했다.

수료증을 받으면 이 카테고리를 마무리 해야지 했던 생각과 다르게

2주정도 수료증 배송이 늦어지던 탓도 있었겠지만.. 쓸 말을 찾지 못했다. 

과정이 끝난 후 더 활기가 넘치고 더 열정이 생기는 글을 쓰고 싶었던 건지..

그와는 정반대의 전혀 다른 내 상황에 정말 이대로 끝나도 되는걸까.. 싶은 물음표만 맴돌았다. 

물음표를 남에게 보이기 좋으라고 마침표로 바꿀 수가 없었다. 

 

AI 개발자 양성과정 840시간 + 코딩 강사 기초과정 250시간 + 파이썬 데이터분석 파헤치기 250시간

1월부터 8월까지 1340시간을 배웠다.

과정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주말과 명절을 반납하며 수시로 붙들고 늘어졌던 8개월이 지나고 세 개의 수료증을 남기고 끝이 났다. 

 

새로 신청해 둔 2개의 과정이 하반기에 있었지만, 모두 2차 면접 신청서를 제출 하지 못했다. 

더 해야할 이유를 내 안에서 찾을 수 없었다. 

 

왜 이러지.. 취업 준비도, 창업을 준비하기도 하물며 이전에 하던 일들을 다시 시작하는것도 마뜩치 않았다. 

딱히 걱정거리가 있는것도 아닌데 1340시간을 달려오던 길 위에서 그대로 멈춰 서 버렸다. 

그 길위에서 방향을 가늠할 수 없었다.

 

과정이 끝난 후 보겠다던 온라인 강의도 구입해 두었던 책도 한 장도 제대로 읽고 들을 수가 없었다. 

나름 재미를 찾아가며 열심을 다 하던 일인데.. 불과 하루사이에 이렇게까지 놔버릴 수 있는것인지 스스로를 의아해 하며 이 당황스러운 아침을 2주 가까이 맞이하던 오늘.. 드디어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배운 것이 무엇이었는지, 그게 나에게 어떤 도구인지, 그래서 나는 이것을 어떻게, 또 얼마나 심도있게 생각해 봤는지.. 이런 과정이 필요했다. 

 

넓게 접근하여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라는 분야는 이미 기술 과잉의 시대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이제 막 그 기술의 실체라는것에 접근하기 시작하면서 압도 되어 버렸을 것이다. 어찌보면 너무 쉽게 생각했고 너무 의식없이 시작한 일 때문일것이다. 

그냥 연결되는 대로 흐르듯이 흘러갔다면 이 기술을 따라잡기 급급했을지 모른다. 앞으로의 내 시간의 또 얼만큼을 갈아넣었을지 모를 일이다. 그 만큼 방대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그저 막막함에 무기력해졌던 나를 깨달았다. 

 

알고리즘이 만들어내는 진짜같은 가짜 세상을 아무런 비판의식없이 그저 기술의 발전으로 추종하며 시대의 흐름을 타는 일이라 내가 나를 속이는 삶을 몇년 동안 지속했을지 모를 일이다. 

그 두려움이 나를 계속 망설이게 했다는걸 깨달았다. 

 

원인을 알면 해결의 희망이 보인다. 그걸 아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코끼리의 다리를 더듬거리고 거대함에 압도되어 덜컥 겁만 잔뜩 품었다. 코끼리를 코끼리로 보지 못하고 세상의 전부 인것 처럼 주저 앉아 버렸다. 

 

내 세상에 코끼리 한 마리가 들어온다고 뭐가 잘못된는 것도 아닌데.. 코끼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의식없이 '코끼리가 나타났다'만 외치고 있는 내 모양새가 퍽 안심이 되었다. 

지금 내 상황이 별것 아니었잖아.

이제 부터 코끼리를 어떻게 할지 내 세상에 코끼리는 어떻게 살게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면 된다고 생각하니

스멀스멀 즐거움이 .. 어떤 의욕이 생겨났다. 

 

이왕 내 세계에 들어온 코끼리라면 굳이 다시 돌려보내지말고 타고 놀든 집을 지어주든 기댈 벽으로 두든 해보자 싶다.

이 과정을 통해 정말 배운것은 코딩이나 AI가 아니라 이것 인것 같다. 

"제대로 보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을 다해도 절대로 볼 수 없다."

 

단순히 새로운걸 배우는 것만으로 즐겁고 열심을 할 수있던 시기가 지나고 나니, 

내 안에 날 움직이게 해 줄 동력이 끊어져 버렸다. 

더 하고 싶다면 왜 해야하는지 찾아야 한다.

나는 지금 더 하고 싶으므로 치열하게 왜 해야하는지 찾아봐야겠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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